용어 정의: 모든 문제의 시작, 두피 '모낭'이란 무엇인가?
모낭, 머리카락을 만드는 생명의 씨앗
우리는 매일 머리카락만 바라보며 한숨짓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그 머리카락을 만들어내는 뿌리, 바로 '모낭'이다. 모낭은 피부 속에 깊숙이 박혀있는 작은 주머니 형태로, 머리카락을 만들고 성장시키는 공장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작은 공장 안에는 머리카락의 색을 결정하는 멜라닌 세포와 영양을 공급하는 모세혈관이 연결되어 있다. 모낭 하나가 평생에 걸쳐 만들어낼 수 있는 머리카락의 개수는 정해져 있다. 보통 25개에서 35개 정도의 머리카락을 생성하고 나면 그 수명을 다한다. 즉, 우리가 가진 모낭의 건강 상태가 앞으로의 머리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인 셈이다. 건강한 모낭은 튼튼하고 굵은 머리카락을 오랜 성장기 동안 잘 붙들고 키워낸다. 반대로 모낭이 약해지면 머리카락은 가늘어지고 힘없이 빠져나가며,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라나는 주기는 점점 길어진다. 결국 모낭이 기능을 상실하면 그 자리에서는 더 이상 머리카락이 자라나지 않는다. 우리가 탈모 샴푸나 영양제에 투자하는 모든 노력은 사실 이 모낭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처절한 사투라고 할 수 있다. 머리카락 한 올에 울고 웃기 전에, 그 머리카락을 잉태하고 키워내는 소중한 모낭의 건강부터 챙겨야만 이 지긋지긋한 탈모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 두피는 머리카락이 자라는 밭이며, 모낭은 그 밭에 심어진 씨앗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씨앗을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도, 혹은 텅 빈 황무지를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
모낭을 병들게 하는 은밀한 암살자들
우리의 소중한 모낭은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공격수들에게 매일 시달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암살자는 바로 '과다 피지'와 '각질'이다. 두피도 피부이기에 당연히 유분과 각질이 발생한다. 문제는 이것들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았을 때 시작된다. 끈적한 피지는 미세먼지, 땀, 노폐물과 엉겨 붙어 두피 모공을 꽉 막아버린다. 이는 마치 비닐로 화초의 뿌리를 감싸 숨을 못 쉬게 하는 것과 같다. 산소와 영양 공급이 차단된 모낭은 서서히 굶주리며 약해지고, 결국 머리카락을 붙들 힘을 잃어버린다. 여기에 스트레스나 호르몬 불균형이 더해지면 피지 분비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상황을 악화시킨다. 또 다른 주범은 '두피 열'이다.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 수면 부족 등은 몸의 상부로 열이 몰리게 하는데, 이 열이 두피를 사막처럼 건조하게 만들거나 오히려 유분 분비를 촉진해 염증을 유발한다. 뜨거워진 두피에서는 머리카락이 제대로 뿌리내리고 살기 힘들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헤어 제품의 화학 성분 잔여물이나 잘못된 샴푸 습관 역시 모낭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요인이다. 특히 샴푸 후 제대로 헹궈내지 않은 계면활성제나 스타일링 제품의 찌꺼기는 모낭 주변에 쌓여 염증과 트러블을 일으키는 시한폭탄이 된다. 이처럼 모낭을 공격하는 적들은 우리 생활 곳곳에 숨어있다. 이들을 제대로 알고 대처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비싼 관리를 받아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뿐이다.
Q&A: 매일 하는 샴푸, 과연 제대로 하고 있을까?
샴푸는 머리카락이 아닌 '두피'를 씻는 것이다?
정확히 맞는 말이다. 우리는 흔히 샴푸를 '머리를 감는 행위'라고 생각하며 머리카락에 거품을 내는 데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이는 샴푸의 본질을 완전히 오해한 것이다. 샴푸의 제1 목적은 머리카락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는 것이 아니라, 두피에 쌓인 피지와 각질, 노폐물을 깨끗하게 세정하는 것이다. 얼굴 피부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우리는 클렌징을 할 때 얼굴 피부 자체를 꼼꼼하게 마사지하며 씻어내지, 얼굴의 솜털만 문지르지 않는다. 두피도 마찬가지다. 두피 모공을 막고 있는 유분 덩어리와 노폐물을 제거해야 모낭이 비로소 숨을 쉴 수 있고, 건강한 머리카락이 자라날 환경이 만들어진다. 머리카락에 묻은 때는 두피를 씻어내며 흘러내리는 거품만으로도 충분히 제거된다. 오히려 머리카락을 서로 과도하게 비비는 행위는 큐티클을 손상시켜 머릿결을 거칠게 만들 뿐이다. 올바른 샴푸법은 손가락 끝 지문 부분을 이용해 두피 전체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문지르는 것이다. 손톱을 세워 긁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이는 두피에 미세한 상처를 내고, 이 상처를 통해 세균이 침투하여 염증을 유발하는 최악의 행동이다. 샴푸는 머리카락을 위한 것이 아닌, 오직 두피 건강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과정임을 명심해야 한다. 오늘부터는 머리카락이 아닌 두피에 집중해서 샴푸를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것만 바꿔도 두피 상태가 놀랍도록 개선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머리 감을 때 '애벌 샴푸'를 하면 기적이 일어난다?
기적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애벌 샴푸'는 말 그대로 본 샴푸에 들어가기 전에 가볍게 한 번 더 샴푸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가 화장을 지울 때 클렌징 오일로 1차 세안을 하고 클렌징 폼으로 2차 세안을 하는 '이중 세안'과 같은 원리다. 두피 역시 하루 종일 쌓인 유분, 먼지, 스타일링 제품 등으로 두꺼운 오염층이 형성되어 있다. 이 상태에서 바로 본 샴푸에 들어가면 거품도 잘 나지 않을뿐더러, 세정 성분이 두피 깊숙한 곳의 노폐물까지 도달하기 어렵다. 애벌 샴푸는 바로 이 표면의 오염층을 걷어내는 역할을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미온수로 두피와 모발을 충분히 적셔 불려준다. 그 다음, 평소 사용량의 절반 정도 되는 소량의 샴푸를 덜어 두피 전체에 가볍게 도포하고 30초에서 1분 정도 빠르게 마사지한 후 헹궈낸다. 이 과정만으로도 두피 표면의 기름기와 먼지가 상당 부분 제거된다. 그 후에 본 샴푸 단계에 들어가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성하고 조밀한 거품이 만들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 풍성한 거품이 두피 모공 속까지 침투해 남아있는 노폐물을 완벽하게 흡착하여 제거해준다. 애벌 샴푸를 꾸준히 실천하면 두피의 떡짐이나 가려움증이 현저히 줄어들고, 오후만 되면 축 가라앉던 볼륨이 살아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다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2주만 꾸준히 해보면 두피가 숨 쉬는 듯한 상쾌함에 중독되어 절대 포기할 수 없게 될 것이다.
Q&A: 두피 건강을 위한 생활 속 작은 혁명들
먹는 것이 곧 머리카락이 된다는 말, 사실일까?
이것은 100% 사실이다. 머리카락의 주성분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이 결국 우리 몸을 만들고, 머리카락 역시 예외가 아니다. 아무리 좋은 두피 제품을 바르고 관리를 받아도, 머리카락을 만드는 재료 자체가 부족하면 절대 튼튼한 머리카락이 자랄 수 없다. 마치 부실한 재료로 집을 짓는 것과 같다. 탈모를 막고 건강한 머리카락을 원한다면 가장 먼저 식단부터 점검해야 한다. 핵심 영양소는 단연 '단백질'이다. 콩, 두부, 계란, 지방이 적은 육류, 생선 등 양질의 단백질을 매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기본이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우리 몸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곳부터 단백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머리카락과 손톱부터 영양 공급을 줄여버린다. 또한, 모발 성장을 돕는 '비오틴'도 필수적이다. 비오틴은 계란 노른자, 견과류, 버섯 등에 풍부하며 단백질 대사를 도와 케라틴 생성을 촉진한다. 모낭을 튼튼하게 하고 피지 조절에 도움을 주는 '아연' 역시 중요하다. 아연은 굴, 소고기, 해조류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 외에도 혈액순환을 도와 두피에 영양을 공급하는 철분과 비타민, 항산화 작용으로 두피 노화를 막는 비타민 C, E 등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인스턴트 식품, 기름진 음식, 과도한 설탕 섭취는 혈액을 끈적이게 만들고 두피의 피지 분비를 촉진해 탈모를 가속화하는 지름길이다. 오늘 내가 먹은 음식이 내일 내 머리카락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생각으로, 건강한 식단을 구성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스트레스와 수면이 정말 탈모에 치명적인가?
그렇다.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 무서운 적이 바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다. 우리 몸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코르티솔은 모세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두피의 모세혈관은 특히 가늘기 때문에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혈관이 좁아지면 모낭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고, 이는 곧 모낭에 전달되는 산소와 영양분이 부족해진다는 의미다. 영양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모낭은 머리카락의 성장기(anagen)를 단축시키고 휴지기(telogen)로 빠르게 전환시켜 버린다. 이것이 바로 스트레스성 탈모, 즉 '휴지기 탈모'의 주된 원리다. 갑자기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는 끔찍한 경험은 대부분 이렇게 시작된다. 수면 부족 역시 마찬가지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은 손상된 세포를 복구하고 재생하는 활동을 한다. 특히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는 성장호르몬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모낭 세포의 분열과 성장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만약 이 시간에 깨어있거나 깊은 잠을 자지 못한다면, 두피와 모낭은 회복할 시간을 고스란히 빼앗기는 셈이다. 낮 동안 스트레스와 외부 자극으로 지친 두피가 회복되지 못하고 계속해서 손상만 쌓여가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는 없겠지만, 명상이나 가벼운 운동, 취미 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하루에 최소 6~7시간 이상의 질 좋은 수면을 확보하는 것은 비싼 두피 클리닉에 가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탈모 예방책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