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남성형 탈모 (Androgenetic Alopecia)

도대체 남성형 탈모(Androgenetic Alopecia)란 무엇인가요?

남성형 탈모는 의학 용어로는 '안드로겐성 탈모'라고 불립니다. 이름 그대로입니다. ‘안드로겐(Androgen)’ 즉, 남성호르몬과 '유전(Genetic)' 이 두 가지가 만나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가장 흔한 형태의 탈모입니다. 이는 갑작스럽게 머리가 한 움큼 빠지는 것이 아니라, 주로 앞머리 선이 뒤로 물러나거나(M자)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서서히 가늘어지면서(O자) 시작되는 특징을 가집니다. 많은 분들이 탈모를 '머리카락이 빠지는 현상'으로만 생각하지만, 남성형 탈모의 본질은 '모발이 가늘어지는 현상'에 더 가깝습니다. 이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몇 가지 핵심 용어들이 있습니다.
용어
정의
남성형 탈모
안드로겐(남성호르몬)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가장 흔한 탈모 형태입니다.
안드로겐 (Androgen)
남성호르몬을 총칭하며, 이 중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 환원효소와 만나 DHT로 변환됩니다.
DHT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모낭을 위축시키고 모발의 생장기를 단축시켜 남성형 탈모를 유발하는 핵심 호르몬입니다.
모낭 (Hair Follicle)
모근을 감싸고 있는 주머니 모양의 피부 조직으로, 모발의 성장을 주관하는 핵심 기관입니다.

왜 유독 남성에게 이런 현상이 흔하게 나타나나요?

남성형 탈모의 핵심 열쇠는 바로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라는 호르몬입니다. 이 과정을 하나의 '공장'에 비유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리의 두피에 있는 '모낭'은 머리카락을 만들어내는 아주 작은 공장입니다. 이 공장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원료를 공급받아 건강한 머리카락을 생산합니다.
그런데 우리 몸속에는 '5-알파 환원효소(5-alpha reductase)'라는 특별한 기술자가 있습니다. 이 기술자가 원료인 테스토스테론을 만나면, 이를 'DHT'라는 강력하지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변환시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유전적 소인', 즉 공장의 설계도입니다. 어떤 사람의 모낭 공장은 유전적으로 이 'DHT'라는 물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DHT가 이 공장(모낭)에 달라붙으면, 공장 시스템 전체를 교란하기 시작합니다. 공장의 규모를 강제로 축소시키고(모낭 위축), 기계를 돌리는 시간(모발의 생장기)을 극단적으로 단축시켜 버립니다.
결국 이 공장은 예전처럼 굵고 튼튼한 제품(성모)을 만들지 못하고, 겨우 솜털처럼 가늘고 힘없는 불량품(연모)만 생산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이 DHT의 영향력은 누적되어, 결국 공장은 생산을 멈추고 문을 닫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남성형 탈모가 일어나는 과정입니다.

'연모화'가 시작되면 돌이킬 수 없나요?

앞서 공장 비유에서 말씀드렸듯이, 남성형 탈모의 진짜 시작은 머리카락이 우수수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 자라나는 머리카락이 점차 가늘어지는 '연모화(Miniaturization)' 현상입니다. 굵고 건강했던 머리카락이 힘을 잃고 솜털처럼 변해가는 이 과정은, DHT가 모낭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입니다.
이 연모화가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탈모가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핵심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머리카락이 가늘어졌다는 것은 모낭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으며, 모발의 성장 주기가 짧아졌다는 뜻입니다. 굵은 모발은 3~6년까지도 자라지만, 연모화된 모발은 몇 개월 자라지도 못하고 금방 빠져버립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선 더 가는 모발이 나옵니다. 이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전체적인 모발 밀도가 낮아지고 두피가 비쳐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연모화' 단계를 그저 '머리에 힘이 없네' 정도로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신호를 무시하고 관리를 시작하지 않으면, 모낭은 점차 기능을 상실하여 결국에는 영구적으로 모발을 생산하지 못하는 단계에 이를 수 있습니다. 연모화는 '돌이킬 수 없다'기보다는, '관리가 시급하다'는 중요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내 머리카락, 지금 남성형 탈모가 진행 중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남성형 탈모는 대부분 매우 서서히, 본인도 모르게 진행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아니기에 초기 신호를 알아채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의 개수를 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관찰 포인트들이 있습니다. 모발의 굵기 변화와 함께, 탈모가 시작되는 '패턴'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M자, O자... 대표적인 진행 패턴은 무엇인가요?

남성형 탈모는 사람의 얼굴 생김새가 다르듯 진행되는 양상도 조금씩 다르지만, 전형적으로 관찰되는 두 가지 대표적인 패턴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M자형 탈모'입니다. 이는 앞머리 헤어라인, 특히 이마 양쪽 가장자리(관자놀이 위쪽)가 점차 뒤로 후퇴하면서 알파벳 'M'자 모양으로 이마 라인이 변하는 형태입니다. 앞머리 선이 서서히 뒤로 밀려나기 때문에 초기에는 알아채기 어려울 수 있으나, 과거 사진과 비교했을 때 이마가 눈에 띄게 넓어졌다면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O자형 탈모' 또는 '정수리 탈모'입니다. 이는 머리 꼭대기, 즉 정수리(Vertex) 부위의 모발이 원형(알파벳 'O' 모양)으로 가늘어지기 시작하면서 두피가 훤히 비치는 형태입니다. 정수리는 본인이 직접 보기 어려운 부위라, 남들이 이야기해 주거나 거울을 비춰보고서야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어떤 분은 M자만 심하게 진행되기도 하고, 어떤 분은 헤어라인은 괜찮은데 정수리만 휑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흔한 경우는 이 두 가지 M자와 O자 패턴이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진행되어 결국 두 탈모 부위가 하나로 합쳐지는 것입니다.
패턴 유형
핵심 특징
관련 분류
M자형 탈모
이마 양쪽 가장자리의 헤어라인이 후퇴하며 M자 모양을 띱니다.
남성형 탈모 (헤어라인 후퇴)
O자형 탈모
두피의 정수리(Vertex) 부위가 원형으로 비어가는 형태입니다.
남성형 탈모 (정수리 탈모)

'노우드-해밀턴 스케일'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요?

저희 같은 연구자들이나 전문가들은 남성형 탈모의 진행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소통하기 위해 일종의 '지도'를 사용합니다. 이것이 바로 '노우드-해밀턴 분류법(Norwood-Hamilton Scale)'입니다. 이 분류법은 남성형 탈모가 진행되는 양상을 총 7단계로 표준화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1단계는 탈모가 거의 없는 정상적인 상태를 의미합니다. 2단계는 헤어라인이 아주 약간 후퇴한 초기 상태입니다. 우리가 흔히 '탈모가 시작됐다'고 인지하는 단계는 보통 3단계부터입니다. 3단계는 M자 후퇴가 뚜렷하게 관찰되거나, 혹은 3단계 정수리(Type 3 Vertex) 타입처럼 정수리에서 O자형 탈모가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4단계와 5단계로 넘어가면서 M자 부위는 더욱 깊어지고 정수리의 O자 범위는 더욱 넓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6단계와 7단계는 말기 단계로, 앞머리와 정수리의 탈모 부위가 완전히 하나로 연결되어 머리 상단부 대부분의 모발이 소실되고, DHT의 영향을 받지 않는 측두부와 후두부의 모발만 말발굽 형태로 남게 됩니다.
이 노우드-해밀턴 스케일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단순히 '탈모가 심하다' 정도의 주관적인 느낌이 아니라, '현재 나의 상태가 7단계의 지도 중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의 진행 속도를 예측하고, 현 단계에 가장 적절한 관리 계획을 세우는 기준점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남성형 탈모가 시작되었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나요?

남성형 탈모가 유전과 호르몬의 문제라고 해서 우리가 손 놓고 지켜만 봐야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물론 시계를 거꾸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시계의 속도를 늦추거나 현재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핵심은 '두피 환경'을 최적화하고, DHT의 공격으로부터 모낭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두피 환경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모발이 자라나는 '땅'이 바로 '두피'입니다. 아무리 좋은 씨앗(모낭)이라도, 땅이 오염되고 척박하면 싹을 틔우기 어렵습니다. 남성형 탈모가 진행되는 두피는 DHT의 공격으로 인해 이미 민감하고 약해져 있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만약 '지루성 두피염'이라도 동반된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과도한 피지 분비, 끈적한 비듬, 염증, 그리고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 지루성 두피염 자체가 직접적인 탈모의 원인은 아닐지라도, 이러한 두피 환경 악화는 남성형 탈모의 진행을 '가속화'시키는 매우 강력한 요인입니다. 만성적인 염증은 모낭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해치고, 가려움증으로 두피를 긁는 행위는 약해진 모발을 물리적으로 탈락시킵니다.
따라서 남성형 탈모 관리는 이 '땅'을 비옥하고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 즉 두피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안 그래도 DHT 때문에 힘겨워하는 모낭에게, 최소한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이라도 제공해 주어야 하는 것이죠. 건강한 두피 관리에 대해 더 전문적인 정보가 필요하시다면, 두피 관리 전문 사이트를 방문하여 도움을 받으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현재 가장 많이 활용되는 관리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남성형 탈모의 진행을 늦추고 현 상태를 관리하기 위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접근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DHT 억제제' 계열의 경구용 관리법입니다.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 같은 성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들의 역할은 앞서 설명한 '5-알파 환원효소'라는 기술자의 활동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즉, 탈모의 주범인 DHT가 생성되는 것 자체를 원천적으로 줄여주는 방식입니다. 공장(모낭)을 공격하는 방문객(DHT)의 수를 줄여 공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두 번째는 '미녹시딜' 성분을 활용하는 도포용 관리법입니다. 이 방식은 DHT를 직접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두피에 직접 발라 모낭 주변의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류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모낭에 더 많은 영양분과 산소가 공급되도록 돕고, 모발의 '생장기'를 연장시켜 머리카락이 더 굵고 길게 자랄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일종의 '모낭 활성제' 혹은 '영양제'와 같은 개념입니다.
세 번째는 모발 이식이라는 수술적 방법입니다. 이는 근본적으로 DHT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도록 설계된, 우리의 후두부(뒷머리)에 있는 건강한 모낭을 채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건강한 모낭을 탈모가 진행된 앞머리나 정수리 부위에 옮겨 심는 방식입니다. 이미 문을 닫은 공장 부지에, DHT의 공격에도 끄떡없는 튼튼한 공장을 통째로 이사시켜 오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방법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할지는 현재의 진행 단계(노우드-해밀턴 스케일), 생활 패턴, 기대치 등에 따라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현재 상태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더 깊이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카카오톡 오픈채팅] 을 통해 상담을 요청해 보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남성형 탈모에 대해 흔히 오해하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오랜 기간 연구를 하다 보면, 남성형 탈모에 대해 잘못 알려진 속설이나 오해들이 생각보다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러한 오해들은 불필요한 불안감을 만들거나, 오히려 두피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몇 가지만 바로잡아 보겠습니다.

가족력이 없으면 정말 안전한가요?

"우리 아버지는 머리숱이 많으시니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소인이 매우 강하게 작용하며, 특히 아버지 쪽 가족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통계적으로도 부계 가족력이 있는 경우 탈모 발생 확률이 가장 높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제가 접한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30세 이전에 탈모가 시작된 '조기 발현성 탈모' 환자 중 약 31.5%는 뚜렷한 가족력이 없었습니다. 이는 남성형 탈모가 단순히 하나의 유전자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다인자성 유전'의 특징을 가지며, 여기에 후천적인 환경 요인이나 생활 습관까지 더해져 발현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가족력이 없다는 것이 남성형 탈모로부터의 '완전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모자를 쓰거나 머리를 자주 감으면 탈모가 심해지나요?

이것은 정말 대표적인 오해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혀 그렇지 않으며 오히려 그 반대일 수 있습니다.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무서워서' 2~3일에 한 번씩 머리를 감는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는 두피 건강에 최악의 선택입니다. 샴푸는 두피에 쌓인 피지, 노폐물, 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만약 이를 방치하면 모공이 막히고 염증이 생기기 쉬운 환경, 즉 '지루성 두피염'이 발생하기 딱 좋은 조건이 됩니다. 앞서 강조했듯이, 두피 염증은 남성형 탈모를 가속화하는 주범입니다.
매일 저자극 샴푸로 두피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모공이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모낭 건강에 훨씬 이롭습니다. 샴푸할 때 빠지는 머리들은 어차피 빠질 운명이었던 '휴지기' 모발일 뿐입니다.
모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모자를 쓴다고 해서 모낭이 눌리거나 숨을 못 쉬어 탈모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해주는 긍정적인 역할도 합니다. 다만, 땀이 뻘뻘 나는 환경에서 하루 종일 모자를 쓰고 통풍을 시켜주지 않는다면, 습한 환경으로 인해 세균이 번식하고 염증이 생길 수는 있습니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머리를 감아 두피를 청결하게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모자는 탈모의 원인이 되지 않습니다.